사진이 시작된 풍경
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무렵, 나는 우연히 이 풍경과 마주했다.
고요한 수면 위에 머물러 있는 배들,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, 그리고 세상의 소리가 잠시 멈춘 듯한 정적. 평범한 어촌의 아침이었지만 내게는 그 어떤 장관보다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.
그 순간 나는 눈앞의 풍경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감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카메라는 대상을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, 마음이 움직인 순간을 붙잡는 도구라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.
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이 사진을 바라보면, 풍경보다도 그날의 설렘과 감동이 먼저 떠오른다. 이 작품은 어촌의 아침을 담은 기록인 동시에, 사진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던 나의 시작점에 대한 기억이다.
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풍경일 수 있지만, 내게는 사진의 길로 이끌어 준 이제는 볼 수 없는 스승님과 기억만이 가장 특별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.
NIKON D800
2026.06.12